노동법 위반 집단소송 남발에 제동 -미주한국일보-

TKT 0 256 09.24 11:24

▶ 미지급 임금까지 포함했던 기존 판례들과 다른 판결

▶ “업주에 유리” 해석 불구, “임금은 민사로 해결”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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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거액 배상금을 노리고 남발되던 파가 집단소송의 배상금을 벌금으로 한정하고 미지급된 임금은 제외되어야 한다는 가주 대법원의 최근 판결이 나와 희소식이 되고 있다. 한 봉제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 [AP]

노동법 위반사항에 대한 집단소송이 가능토록 한 ‘파가’(PAGA·Private Attorneys General Act) 소송에 급제동이 걸렸다. 가주 대법원이 최근 파가 소송의 배상금은 벌금으로만 한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은 미지급 임금을 포함했던 과거 판례들과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거액 배상금을 노리고 남발되던 파가 소송이 앞으로 한층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파가 소송이 급증하면서 불안해 하던 한인 업주들에게는 희소식인 셈이다.


2004년에 제정된 파가 소송은 직원이 노동법 위반에 따른 벌금 청구를 같은 상황의 다른 직원과 캘리포니아주 정부 노동청을 대신해 제기하는 집단소송이다.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고 단속이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노동법 위반업체를 가려내기 위할 목적으로 제정된 파가 소송은 공익적 목적이 강한 소송이다.

지난 12일 가주 대법원이 내린 ‘시온 뱅크코퍼레이션’ 판결의 핵심은 파가 소송은 공익적 목적의 법 취지를 살려 파가 소송의 배상금은 벌금으로만 한정한다는 데 있다.

벌금 내역은 노동법 558조에 따라 첫 위반인 경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직원 1명당 1일씩 50달러, 두 번째 위반부터는 100달러다.

미지급된 임금과 관련 가주 대법원의 입장은 파가 소송이 아닌 민사 소송을 제기해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집단소송인 파가 소송의 배상금은 원고가 승소해도 배상금 총액에서 원고는 25%의 보상만 받고 나머지 75%는 주정부에 귀속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미지급된 임금은 100% 전액 해당 직원에게 지불되어야 한다는 노동법 558조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게 가주 대법원의 시각이다.

한인 노동법 변호사들에 따르면 이번 가주 대법원 판결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만큼 과거 판례와 배치되는 판례라는 반증이다.

이번 판결로 파가 소송에 따른 한인 업주들의 피해와 불안감이 상당부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 한인 노동법 변호사는 “집단소송인 파가 소송은 다른 노동법 위반 소송과 함께 고용주들의 피해가 더욱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전가의 보도처럼 제기된 파가 소송에 경종을 울리는 이번 판결로 파가 소송 제기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인 노동법 변호사들에 따르면 노동법 소송 건 중 파가 소송이 차지하는 비율은 대략 20~25% 정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소송이다 보니 노동법을 위반한 벌금과 미지급된 임금을 전현직 직원의 수대로 적용시키면 전체 소송금액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져 손쉽게 100만달러를 넘기는 사례들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웬만한 업체들은 파가 소송 하나로 폐업까지 할 수 있다는 말까지 업주들 사이에서는 나돌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빠른 합의와 함께 엄청난 규모의 배상금을 받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파가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들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한인 노동법 변호사들은 이번 판례로 인해 한인 업주들이 파가 소송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파가 소송 배상금을 벌금으로 명확히 제한한 것이지 노동법 위반 행위를 눈감아 준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민사 소송을 통해 미지급된 임금을 확실하게 보존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김해원 노동법 변호사는 “고용주들에게 유리한 판결이 오래간만에 내려져서 다행이지만, 여전히 파가 소송 이외에도 독립계약자 잘못 분류, 오버타임과 최저임금 체불, 임금명세서 미지급, 식사시간과 휴식시간 미제공 등 각종 위반 사항들과 연결해서 한인 고용주들을 대상으로 소송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남상욱 기자> 미주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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